Teleologism, Systematism
I. 서론
현재 건축은 결과에 매몰되어있다.
현재의 건축가들은 "무엇을 지을 것인가"와 "어떻게 지을 것인가" 만을 고민한다.
이러한 고민은 건축을 "기능"과 "형태"의 합으로 보는 관점으로 인해 만들어졌다.
과연 그러한가? 건축은 기능과 형태의 합인가?
"건축은 무엇인가?"
더 이상 잘 하지 않게 된 질문이다.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은 "기계"였다. [[미켈란젤로]]의 건축은 "예술"이었다.
지금의 우리에게 건축은 무엇인가.
여전히 기계인가 혹은 다시 예술인가? 답을 할 수 없다. 이에 대한 고민 자체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지나간 답을 다시 반복하기만 할 뿐이다. 목적 없는 진보는 결국 길을 잃기 마련이다.
이에 해당 글에서는 필자 본인이 생각하는 "건축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과 그 근거를 통해 이 시대의 건축적 지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II. 건축은 무엇인가
해당 단락에서는 질문을 통해 기존의 관념을 깨트리고 새로운 지평으로 넘어갈 수 있는 사고의 단초를 제공한다.
건축은 무엇인가. 단순히 생각해 보자.
"건축물"은 건축인가? 아마도 그러하다.
사람이 살지 않는 건물은 건축인가? 아마도 그러하다.
그저 보기 위한 건물은 건축인가? (민속촌의 집과 같이) 아마 그러하지 않다.
지어지지 않은 건축물은 건축인가? ([[페이퍼 아키텍처]]와 같이) 아마 그러하다.
건축물을 계획하는 것. [평면 입면 단면 조감]은 건축인가? 아마도 그러하다.
가상의 건축은 건축인가? 아마도 그러하다.
"평면도"는 건축이라고 볼 수 있는가.
우리는 평면도 하나를 놓고 건축을 하였다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건축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모든 것을 계획하고, 단순히 현실로 옮기지 않았다는 점이 건축과 건축이 아닌 것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는가.
"건축"이라는 [[이데아]]적인 것, 혹은 [[기의(Signified)]]라고 표현할만한 것은 어떻게 기호가 되는가.
데카르트가 불러왔던 그 [[데카르트의 악마|악마]]를 다시 여기에서 불러보자. 우리의 감각이 건축물이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면 이제는 건축이 된 것인가. (VR기기를 통해 [[XR(Extended Reality) 건축|건축물]]을 구현하였다면? 혹은 입체영상으로 만들어졌다면?)
우리에게 건축은 더 이상 "건축물(결과)"에 대한 것만이 아니다.
건축이 결과가 아니라면 건축은 무엇인가.
건축은 목적과 과정이다.
- 건축의 정의 / Systematism
반응하는 시스템(Responsive System)으로써의 건축
건축은 과정 그 자체이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건축은 환경과 인간 사이에서 '반응하고 대응하는 시스템'이다.
인간의 활동에 대응하는 시스템과 환경에 대해 대응하는 [[시스템]]이 결국 건축이다.
시스템은 결과물이라기보다는 과정 그 자체로써 항상 "작동"한다.
이 체계(system)의 본질은 목적으로부터 정의된다(이는 후에 조금 더 자세히 서술한다).
[[University of Michigan’s Diag]]는 인간 활동에 대응하는 기초적인 시스템 중 하나의 사례로 볼 수 있다. [[desire pass]]를 분석하여 실제 보도로 만듦으로써 활동에 직접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 목적의 건축 / Teleologism
기존의 건축은 주로 '어떻게(How)'와 '무엇을(What)'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새로운 건축은 '왜(Why)' 즉, 목적(Telos)에 집중한다.
기존의 건축은 이 목적을 추상적인 것, "좋은 공간"이라는 말로 대체한 후에 그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에만 집중해왔다. 그러나 목적 중심 건축에서는 건축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를 탐구한다. 이러한 건축관에서는 그 건축물의 결과가 아무리 수준 높고, 성공적이었다 하더라도 목적이 어긋나면 본질을 상실한다.
최종적으로 이러한 건축(Teleologism, Systematism)은 마치 프로그래밍과 같이 작동한다. 이에 따라 이러한 건축 결과물을 [[Programmable Architecture]]라고 부르도록 한다. 이 결과물은 건축물일 수도, 평면도일 수도, 알고리즘일 수도 있다. 인간과 환경에 대응하는 체계 그 자체를 일컫는 말이다.
결국 여기에서 건축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시스템"이다.
특히 "목적을 가진 시스템"이다.
기존의 건축에서 자주 언급되며 논쟁 되는 두 가지 명제가 있다.
**[[Form Follows Function]]과 [[Function follows form]]이다.
새로운 건축에서는 이 두 가지의 논쟁에서 벗어나 새로운 명제를 주장한다.
System Follows Telos
(기존 건축에서 "무엇(form)"과 "어떻게(function)"인 것이 "왜(telos)"와 "어떻게(system)"가 된 것이다. function이 "어떻게"에 대한 물리적 요소였다면 system은 비물리적 요소이다.)
III. 다음의 건축
복잡계(complex system)로써의 건축
위에서 "목적 없는 진보는 길을 잃기 마련"이라는 말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건축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건축관은 우리에게 목적을 제시할 수 있는가?
건축이 시스템이라는 것에서 우리는 길을 발견할 수 있는가?
답은 "그렇다"이다.
다만 건축관이라는 것은 새로운 건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건축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한 것이다. 기존의 건축 또한 이를 통해 바라볼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다음의 건축을 예측해 내는 것이 건축관의 역할이다. 건축은 시스템이다. 기존의 건축을 시스템으로 바라보았을 때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가.
기존의 건축은 시스템으로써 [[단순계(Simple System)]]에 해당한다. 단순계에서는 인풋과 아웃풋의 관계가 직관적이다. [[환원주의]]라고도 비유할 수 있겠다. 전체는 부분의 합이다. 부품의 합으로써 만들어지는 "기계"라고 보는 것이다(이 부분은 [[르 코르뷔지에]]의 "기계"를 떠올리게 한다).
(환원주의와 자주 결부되는 [[유물론]]과 건축의 건축물로써의 결과주의 또한 오묘한 관계성이 느껴진다).
이를테면 형태는 형태, 기능은 기능이다. 물론 상호 연관성은 있지만 각각은 그저 서로 영향을 끼치는 별개의 요소일 뿐이다.
기존의 건축이 단순계(Simple System)라면 앞으로의 건축은 당연히 [[복잡계(Complex System)]]이다.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복잡계는 인풋과 아웃풋의 관계가 직관적이지 않으며, 비선형적이다.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 이러한 복잡계는 다양한 학문에서 최전선의 해결 과제이다. 이를테면 물리, 이를테면 사회학 같은 것들에서 그러하다. 잘 알려진 것 예시들은 여러 물체의 운동 상태를 계산하는 [[다체문제]]나, [[개미의 군집]] 활동 같은 것들이 있다. 건축이 복잡계로 작동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위의 단순계와 비교하면 조금 더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다. 건축적 결과물(Programmable architecture)이 단순한 부분의 합인 것이 아니라, 전체로써 하나의 요소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기능과 형태가 결합된 상태일 것이다.
"네트워크 이론"을 적용한 건축이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노드와 링크로 구성되는 건축은 그 자체가 하나의 기능이며 형태이다. 기능과 형태 뿐 아니라 다양한 것들이 결합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 [[피드백 루프]]나 [[시스템 다이내믹스]], [[에이전트 기반 모델링]] 등등 다양한 복잡계 이론들이 활용되어 Programmable architecture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동물행동학(Ethology)]]나 [[경제지리학]] 같은 복잡계와 연관된 분야를 참고하여 만들어질 수도 있다.
결론
해당 건축론은 단순한 방법론이나, 기술이 아니라 건축의 존재론과 본질을 재정의하는 하나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해당 패러다임에서 건축은 결과물이 아닌 목적을 위한 시스템이며, 고정된 구조가 아닌 환경과 상호작용 하는 유동적 프로세스이다.
이러한 건축론 속에서 다음의 건축은 복잡계의 건축이며 건축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을 지었는가'가 아닌, '왜 존재하는가'에 있을 것이다.
추가하고 싶은 내용
- 과도기로써 메타볼리즘. (복잡계의 건축. 다만 형태적인 부분에 국한되는)
- 과도기로써의 컴퓨테이션
- 기존 이론과의 차이
| 기존 건축 이론 | Teleologism / Systematism |
| ------------------------------ | --------------------------------- |
| 기능주의: 기능적 효율성에 초점 | 목적론: 존재 이유와 의미 자체를 탐구 |
| 메타볼리즘: 형태의 유기적 성장 강조 | 시스템론: 물리적 변화뿐만 아니라 비물질적 상호작용까지 포괄 |
| 하이테크 건축: 기술적 시스템 강조 | 반응 시스템: 인간 행동, 데이터, 환경과의 상호작용 강조 |
| 패턴 랭귀지: 규칙 기반 디자인 | 복잡계 이론: 비선형적 상호작용과 예측 불가능성 수용 |
| 기존 건축: 결과 지향적(Result-Oriented) | 목적 지향적(Purpose-Driv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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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 있는 의의
- 추상적인 문제의식에서 시작하였지만 단순히 건축철학의 수준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복잡계"라는 실체있는 결과물을 도출
- 시스템 다이내믹스나 피드백 루프같이 바로 적용가능한 실질적 방법론을 함께 제시 가능함
- 기존의 건축을 부정하는 것이 아닌, 다음 스텝으로써의 의미. 말그대로 패러다임으로 작동함
- 다른 학문들과의 같은 최우선 과제를 가지고 있어 간학문적 탐구가 가능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