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적 지향
철저히 현실적인 배경 속에 하나의 특별한 요소를 넣는 건축을 생각한다.
어떤 건축은 극도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다. 살아있는 건물, 공간이 꼬여있는 공간 등등 어떤 상상이든 허용된다. 흔히 페이퍼 아키텍처라고 부르는 건축들이다. 이 건축들은 마치 SF나 판타지 소설 같다.
어떤 건축은 극도의 현실을 추구한다. 예를 들자면 24평형 아파트의 평면은 어떻고 하는 식의 건축이다.
효율적인 배치를 찾아내고, 상업성을 계산하고 하는 것들을 한다. 문학에 비교하자면 마치 리얼리즘 문학이다.
내가 추구하는 건축은 그 사이의 어떤 것이다.
반지의 제왕과 안나 카레니나 사이의 어떤 것, 예를 들면 셜록 홈즈, 예를 들면 댄 브라운의 소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같은 것들이다.
이런 소설들은 "혹시나?"를 만든다. 현실적인 배경 속에 말도 안 되는 (어쩌면 말이 될 가능성이 있는) 요소가 들어와서 혹시나 하는 마음을 만든다. 셜록 홈즈는 사실 실존 인물이 아닐까? 라거나 모나리자에 진짜 무언가 비밀이 숨겨져 있지 않을까? 같은 혹시나들.
이런 가능성은 극도로 사실적인 배경을 만들어내는 것과 철저한 설정에서부터 나온다. 배경은 완벽한 현실을 반영해야 하며 판타지 요소는 어떤 규칙 안에서 철저히 등장해야 한다.
내가 추구하는 건축도 이와 같다. 현실에 대한 자세하고 정확한 분석 속에서 하나의 '특별한' 요소를 넣는다. 이 특별함은 철저하게 규칙적으로 추구된다. 예를 들면 중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라거나 하는 식이다. 그런데 이는 철저한 설정을 가져야 한다. 중력이 존재하지 않을 때의 과학적 결과와 건축적 변화 양상, 보완책 등등이 철저하게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다.